본문 바로가기
사회를 바라보는 눈

반도체 회사는 적은데 반도체 '관련' 회사들은 왜 이렇게 많은 걸까?

by import ysy 2026. 9. 30.

안녕하세요, import ysy입니다.

제가 학부가 인하대 전자공학과인 만큼 반도체 전공을 살려서 사회 곳곳에 지인이 많습니다.

그런데 반도체를 공부하면서도 한동안 고질적으로 궁금했던 것이 있습니다.

'반도체 관련 회사는 대체 어떤 일을 하는 걸까?'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는 몇 개 안 되는 것 같은데, 반도체 '관련' 회사들은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정도는 알겠는데,

ASML, 리노공업, 실리콘웍스...
이런 회사들은 대체 반도체를 어떻게 만들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전체적인 흐름을 아주 간단하게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어떤 회사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반도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반도체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설계 → 웨이퍼 제조 → 반도체 공정 → 패키징 → 테스트

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회사가 전부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회사는 설계만 하고,
어떤 회사는 실제 반도체를 만들고,
어떤 회사는 반도체를 만드는 장비를 만들고,
어떤 회사는 반도체에 필요한 소재를 만들고,
또 어떤 회사는 완성된 반도체를 패키징하거나 테스트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반도체 관련 회사'가 그렇게 많은 것입니다.

 

1. Fabless

먼저 Fab이라는 단어부터 알아야 합니다.

Fab은 반도체를 실제로 생산하는 제조시설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Fab-less.

말 그대로 Fab이 없는 회사입니다.

Fabless 회사는 직접 반도체 생산시설을 운영하기보다는 반도체의 회로와 구조를 설계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대표적으로 NVIDIA, Qualcomm 같은 회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NVIDIA가 GPU를 설계했다고 해서 NVIDIA가 직접 공장에 들어가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것은 아닙니다.

설계된 반도체를 실제로 생산해 줄 회사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Foundry입니다.


2. Foundry와 IDM

Foundry는 쉽게 말하면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 주는 회사입니다.

대표적인 회사가 TSMC입니다.

NVIDIA가 GPU를 설계하면 TSMC와 같은 Foundry가 그 설계에 따라 실제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이죠.

반면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이라는 형태의 회사도 있습니다.

IDM은 반도체의 설계부터 제조까지 직접 수행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Intel 등이 있습니다.

물론 실제 사업 구조는 회사마다 훨씬 복잡합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도 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직접 생산하고 있습니다.

즉,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라고 해서 모두 같은 형태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반도체 공장은 대체 뭘 하는 걸까?

여기서부터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반도체 8대 공정입니다.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실리콘으로 된 잉곳(Ingot)을 만들고, 이를 얇게 잘라 웨이퍼(Wafer)를 만듭니다.

그리고 이 웨이퍼 위에 수많은 공정을 반복하면서 반도체 회로를 만들어 갑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반도체 8대 공정은

웨이퍼 제조 → 산화 → 포토 → 식각 → 증착·이온주입 → 금속배선 → EDS → 패키징

등으로 구분해서 설명합니다.

실제 제조 과정은 이보다 훨씬 복잡하고, 같은 공정이 여러 번 반복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반도체 제조사가 이 모든 장비와 소재를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수많은 전문 회사들이 각각 필요한 장비와 소재를 만들어 공급합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노광(Lithography) 공정이 있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노광 장비를 만드는 회사가 바로 ASML입니다.

ASML은 반도체를 직접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반도체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 장비를 만드는 회사인 것입니다.

식각 공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식각은 웨이퍼의 특정 부분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공정인데, 건식 식각과 습식 식각 등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도 식각 장비, 가스, 화학물질 등 다양한 장비와 소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들이 존재합니다.

즉,

반도체 제조사 하나를 중심으로 수많은 소재·부품·장비 회사가 연결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3. Package

그렇게 수많은 공정을 거쳐 웨이퍼 위에 만들어진 반도체는 각각의 칩(Die)으로 분리됩니다.

하지만 이 상태로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도체 칩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전기적으로 다른 부품과 연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바로 패키징(Packaging)입니다.

최근에는 단순히 하나의 칩을 패키징하는 것을 넘어,

여러 개의 칩이나 메모리를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하는 고급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AI 반도체가 발전하면서 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하나의 패키지로 연결하는 기술 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도체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도 확인해야겠죠.

그래서 제조 과정과 패키징 전후에는 Test 과정이 들어갑니다.

반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원하는 성능이 나오는지 등을 검사하는 것입니다.

이 테스트와 관련된 장비나 부품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도 있고,

아예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노공업과 같은 회사는 반도체 테스트에 사용되는 소켓과 프로브 등 관련 부품을 생산합니다.


그래서 반도체 관련 회사가 이렇게 많은 것이다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반도체 회사는 몇 개 안 되는 것 같은데 왜 반도체 관련 회사는 이렇게 많을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반도체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정말 많은 회사가 참여하기 때문입니다.

아주 단순화해서 보면

Fabless
↓
반도체 설계

Foundry / IDM
↓
웨이퍼 제조 및 반도체 생산

소재·부품·장비 회사
↓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와 소재 공급

Packaging / Test
↓
완성된 반도체를 패키징하고 검사

이런 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반도체 회사'라고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는 기업들도 실제로는 하는 일이 전부 다릅니다.

어떤 회사는 반도체를 설계하고,

어떤 회사는 반도체를 생산하고,

어떤 회사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만들고,

어떤 회사는 소재를 만들고,

어떤 회사는 완성된 반도체를 테스트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반도체 산업을 아주 간략하게 겉핥기로 알아봤습니다.

사실 각각의 공정만 파고들어도 몇 시간씩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한 분야인데요.

그래도 이렇게 전체적인 흐름만 알아두면,

뉴스에서 '파운드리', 'HBM', 'EUV', '반도체 장비', '소부장' 같은 단어가 나왔을 때

'아, 이게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거구나'

하고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시장이 커진 만큼 요즘에는 반도체가 전공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상식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몇몇 회사는 주식을 한다면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회사들도 보이는데요.

저의 게시글이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